숙소에 도착해서 만난 한국인 형과,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중국 청두 시내의 밤거리는 마치 광화문 한복판처럼 빌딩들로 가득 차있었고, 번화한 모습이었다.
청두의 밤거리를 구경하며, 시내까지 2km 정도를 걸어나와 눈에 띄는 음식점에 들어왔다.
'사천' 지역인만큼 명성답게, 매운 양념의 음식들이 메뉴판을 차지하고 있었다.
무엇을 먹을지 한참을 고민하다 시킨 건, 결국 만두와 국수 하나.
둘이 먹기에 모자란 양이지만, 시간도 늦었고
같이 나온 한국인 형이 배가 별로 고프지 않았기에, 둘이서 이렇게만 시켜 먹었다.
겉보기에는 전~혀 안매워보이는 느낌이었는데, 막상 입에 넣으니 살짝 알싸한 중국 특유의 매운맛이 느껴졌다.
저녁 시간대에 도착해 청두의 낮을 제대로 보진 못했지만,
청두는 과연 밤이 아름다운 도시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만큼 도시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아름다웠다.
숙소에서 편도 3.5km 정도 떨어져 있는 안순랑교
시내까지 걸어나가서 저녁을 먹고 산책을 하다보니 어느새 도착한 안순랑교
정말 중국틱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안순랑교를 보고 있으니, 도시의 분위기가 한층 아름다워보였다.
현대적인 건물들과의 조화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여행을 하며 첫날부터 한국인 형과 친해진 나는, 같이 안순랑교를 걸으며 서로의 여행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오늘이 여행 첫날이지만, 이 전에도 여행 경험이 많았기에 서로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공감을 할 수 있었다.
누가봐도 중국다운 길거리를 보고 있으니, 모든 것과 어색함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래 그것은 내가 다시 이방인이 되었다는 느낌이었다.
2년만에 느껴지는 '이방인'으로서의 느낌에 불과 열흘전만해도 대한민국 군인이었던 내가,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집 식탁에서 먹던 아침밥이 모든게 허상처럼 느껴졌다.
혼자 여행을 떠날 때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은 단연코 '자유'라고 생각한다.
'군대'라는 조직에 '가족'이라는 집단에, '친구' 혹은 '학교'라는 무리에 소속되어 있는 개인은 온전한 자유를 누릴 수 없다.
혼자서 여행을 떠나는 순간, 그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본인에게 주어진 자유를 만끽하게 된다.
물론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기에 어딘가에 소속될 필요가 있지만 가끔은 인간에게 주어진 태초의 자유를 느끼고, 그 자유의 소중함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모든것을 혼자서 결정하고, 책임지는 과정을 겪으며 '나'라고 하는 주체에 대해 알아가고,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독립성과 자립성을 배운다고 생각한다.
이번 여행을 통해 나는 얼마나 성숙해질 수 있을까?
남이 아닌 온전히 내가 내린 선택과 결정 그리고 책임. 그게 내가 하고 싶은 여행의 방향성이자, 내 삶의 방향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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