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라메찹행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새벽 2시에 가이드를 만나서 타멜스트리트 입구 버스 승차장방면를 향했다.
기존 트레킹 시작지인 루클라(2800m)를 가기 위해서는, 카트만두 트리뷰반 공항에서 국내선을 타고 이동하면 되었지만, 카트만두 공항의 국내선 활주로 공사로 인해 루클라행 국내선은 당분간 중단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카트만두에서 가까운 '라메찹 공항'으로 이동하여, 루클라행 비행기를 탈 수 있다.
라메찹은 루클라 방면으로 카트만두에서버스로 4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라고 한다. 진일이형과 나를 제외하고도 수많은 트레커들이 세계최고봉 에베레스트를 만나러 가기위해, 분주히 버스를 대기 및 탑승 준비중이다.
진일이형은 에어전시 없이 트레킹을 하기 때문에, 나와는 다른 버스를 탑승할지도 모를 상황. 어떤 버스를 같이 탔다가, 내리라는 버스직원의 말에, 나만 다른버스를 탑승하게 되었다. 근데 15분 후, 진일이형 마저 그 버스에서 쫓겨나서 더 이상 아무 자리도 없어서, 트레킹일정에 차질이 생기나 싶었는데, 갑자기 조수석에 앉아있는 나를 보더니, 나랑 조수석에 같이 타라는 버스직원.
결국 진일이형과 버스 조수석에 낑겨서 둘이 타서 장장 4시간 산길을 타고 라메찹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라메찹 공항으로 3시쯤 출발해, 오전 8시가 넘어서 도착을 했다.
총 5시간이 넘는 시간이 걸렸으며, 설악산 대관령 넘는 길은 아기 장난 수준인 꼬불탕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카트만두 시내를 빠져나간 후 5시간 가량 좌 우로 격렬히 흔들리는 버스는 꼬불탕길에서 꺾을 때마다, 반대쪽에서 갑자기 나타날지 모르는 차를 대비해, 클락션을 울렸다. 30초 마다 울리는 클락션과 열악한 도로상황, 극심하게 흔들리는 차량 덕에, 진일이형과나는 서로 팔짱을 끼고 최대한 흔들림을 버텨보며, 잠에 들어보려 노력했지만 잠에 들 수 없었다.
여기 조수석이 다행히 둘이 탈 수는 있는 자리였었다. 잠은 잘수가 없었고, 편하게 쉬지도 못하고 트레킹을 시작해야 된다는 부담감과 압박감에 심적으로, 신체적으로 모두 힘든 5시간이었다.
라메찹 공항에 8시20분 경 도착해서, 시작한 체크인.. 체크인은 무려 9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다.
나는 짐이 적다고 생각했는데, 가방의 무게가 꽤 나왔다.
내 짐 9kg 정도에, 3kg정도의 가이드 개인가방이 큰 가방 위쪽에 담겨져 있다.
앞으로 트레킹 내내 멜 나의 작은 가방.
여행 내내 앞가방으로 사용했었다. 시베리아횡단열차도 같이 탔던 정든 내 여행용 가방.
2~3kg 정도 할 줄 알았던 가방이 4.2kg 라는 생각에 놀랐었다.
추 후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내 가이드는 하루종일 내 짐 10kg을 들고 나를 안내하며 히말라야 산을 타도, 순수 벌어가는 일당이 한화로 평균 15,000원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50원 밖에 안하던 작은 밀크티이지만, 아무생각없이 얻어먹었던 가이드에게 조금은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정말 열악한, 네팔의 시설과 공항 상태
전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극빈국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현실로 부딪혀보니 더 느낄 수 있었다.
A1E3 항공편을 배정받았고, 비행기를 대기하게 되었다.
원래 보딩 시간은 6:30AM 에서 07:00AM 사이였지만, 당연하게도 비행기는 오지않았다 ㅋㅋ
5분 간격으로 뜨고 내리는 수많은 비행기들 속 내 비행기는 도대체 언제오는거야...!!
이미 진일이형은 나보다 체크인을 더 늦게해서 비행시간은 더 늦어졌기에, 이미 의자에 앉아서 노숙을 하고 있었다.
어쩌면 새벽 1시반에 일어나 아침 10시까지 깨어있으려면 피곤할 수밖에...
드디어 도착한 루클라행 항공기...!
라메찹 - 루클라 구간은 전부 8 - 16인승 프로펠러 비행기로 운행을 한다.
살면서 처음타보는 프로펠러 비행기..! 긴장 반 설렘 반으로 비행기에 올라탄다.
운이 좋게도 창가자리에 배정받았다
사실 모든 자리가 창가자리다 ㅋㅋㅋㅋㅋㅋ
비행기가 작아서 기체가 올라가고 내려갈 때,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붕 뜨는 느낌과 쭉 떨어지는 느낌이 느껴졌다.
또 정말 신기했던 사실은 라메찹(530m), 루클라(2800m) 인데 라메찹에서 루클라까지 가는 동안 끊임 없이 산이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그 산을 넘으면 새로운 산이 그 위로 있었다는 사실이다. 15분가량의 비행 동안, 산 넘어 산, 산 넘어 산, 산 넘어 산을 계속해서 반복했다. 그러다 저 멀리 하얀설산이 고개를 빼꼼할 때 쯤 루클라 공항에 도착했다.
루클라 공항에 내려 바라본 북쪽, 남체바자르(3400m) 방면이다. 구름에 껴서 보이지 않지만, 원래는 '콩데(6,187m)' 가 보인다. 아마 루클라에 도착하면 처음 만나게 될 설산일 것이다.
루클라 공항은 일명, '텐징 - 힐러리 공항' 으로,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등반한, '힐러리 경'과 그의 셰르파 '텐징'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루클라 공항은 전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공항으로, 활주로가 불과 500m 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끝에는 천 길 낭떠러지가 있다. 이 곳에 오는 모든 비행기들은 착륙할 때, 오르막길인 활주로로 감속을 하고, 이륙할 때, 500m 밖에 되지 않는 활주로에서 내리막길이라는 점을 활용해 가속하여 이륙한다.
루클라 공항을 빠져나오자마자 우측에 있는 부다롯지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카트만두였으면 2천원이면 먹었을, 볶음밥이 루클라에서는 5천원을 가뿐히 넘긴다.
급격히 상승한 물가에, 내가 에베레스트에 가까워졌음이 실감이 났다.
또, 고도를 530m에서 2800m로 15분만에 2300m를 올려서인지, 음식을 보는데 헛구역질이 나고 머리가 깨질듯이 아팠다. 2800m는 절대 고산병이 쉽게 올만한 높이가 아닌데 너무 짧은 시간에 고도를 올려버린 탓인지, 너무 힘들어서 가이드에게,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했다.
가이드는 고도를 급격하게 올려서 그렇다며, 괜찮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사실 트레킹이 다 끝난 후 가이드가 말하길, 이 때 정말 걱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가이드인 본인이 당황하면, 내가 더 당황할까봐 티내지 않게 나를 걱정하고 신경쓰고 있었다고 했다. 감덩 ㅠㅠ
이제 점심을 마치고선, 에베레스트를 향한 트레킹을 출발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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